무드테스트 moodtest

결정장애는 못 정하는 게 아니라 안 닫는 것이다

하겠습니다 안 하겠습니다. 결정이 늦는 진짜 이유와, 오늘부터 바꿀 수 있는 방법 세 가지.

내 결정장애력 테스트

면접 직전에 하겠습니다, 안 하겠습니다, 하겠습니다를 반복한 문자 캡처가 돌았다. 다들 웃었는데 웃으면서 자기 얘기라고 했다.

결정장애라는 말은 사실 틀렸다

점심 메뉴를 못 고르는 사람도 회사에서는 하루에 결정을 스무 개씩 한다. 못 정하는 게 아니다. 정한 걸 닫지 못하는 것이다.

장바구니를 생각해보면 쉽다. 담는 건 결정이다. 문제는 담고 나서 결제를 안 한다는 것이고, 더 정확히는 빼지도 않는다는 것이다. 결정을 열어둔 상태로 두면 마음이 계속 그 탭을 켜놓고 있다. 실제 피로는 고르는 순간이 아니라 이 열린 상태에서 나온다.

결정이 늦는 세 가지 이유

1) 선택지가 너무 많다. 후보가 3개일 때보다 12개일 때 만족도가 낮다는 건 오래된 이야기다. 정보를 더 모을수록 결정이 쉬워질 것 같지만 실제로는 반대다.

2) 되돌릴 수 없다고 믿는다. 대부분의 결정은 되돌릴 수 있다. 옷은 반품되고 약속은 미룰 수 있고 이직도 다시 할 수 있다. 되돌릴 수 있는 결정을 되돌릴 수 없는 것처럼 다루면 속도가 절반으로 떨어진다.

3) 안 정하면 책임이 안 남는다. 이게 제일 크다. 내가 정하면 결과가 내 탓이고, 상황이 정해주면 아무 탓도 아니다. '아무거나'라는 말은 취향이 없다는 뜻이 아니라 책임을 넘긴다는 뜻일 때가 많다.

오늘부터 바꿀 수 있는 것

마감을 붙인다. 결정에 시간을 안 주면 무한정 늘어진다. 장바구니에 3일 넘게 있는 건 오늘 사거나 오늘 뺀다. 둘 중 하나만.

되돌릴 수 있는 것부터 빠르게. 반품되는 물건, 취소되는 예약은 고민할 값어치가 별로 없다. 여기서 속도를 붙여야 큰 결정에서도 붙는다.

동전을 쓴다. 던지고 나서 결과가 싫으면 그게 답이다. 이건 동전을 믿는 방법이 아니라 내 마음을 확인하는 방법이다.

빨리 정하는 게 항상 좋은 건 아니다

반대쪽 함정도 있다. 즉결로 정하는 사람은 틀렸을 때 복기를 안 한다. 그래서 같은 실수가 반복된다. 속도가 빠른 게 강점인 사람은 큰 결정 하나만 하루 재워두는 습관을 붙이면 된다.

결정이 느린 사람은 마감을, 빠른 사람은 유예를. 방향은 반대인데 하는 일은 똑같다. 결정을 열어둔 채로 두지 않는 것.